2023. 12. 31. 10:36ㆍ일기
오늘은 가볍지만 조금은 신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요
이제 올해의 12월 31일 소생과 밤을 새자, 카운트겐바 준비를 앞두고 있고 작년에도 비슷하게 이맘때쯤 카운트 겐바에서 하루를 맞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입문한지 얼마 된 시기도 아니여서 설레임의 연속이였어요. 당시에는 초대한 제 지인분과 함께였지만 이번엔 겐바에서 만난 많은 오타 친구들과 같이 교류하고 지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래보면 저도 오타쿠로써 못난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헌데 내년에는 어떤 오타가 될까 고민이 살짝 있습니다. 저는 정말로 표현이 남들에 비해 짭니다. 어떻게 보면 이사람은 감정이 없나? 할정도로 리액션이 좀 거지같긴 해요. 제 스스로 그렇게 느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는 제가 오시에게 대하는 태도에서 반성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저는 이 아이돌을 정말 애정하고 응원하고 있으나 팬으로써 끝까지 바라보면서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쉬워한 시기는 이미 지난지 오래고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문득 작년이 많이 생각납니다. 스노드롭으로 카운트겐바를 경험했던 때, 그때의 아이를 보던 제 모습은 정말 설렘과 애정의 극치를 달리던 사람이였거든요. 물론 그 극치라는건 저만의 기준이지만 아무튼 덴파마루의 1주년 겐바를 갈 시기까지 정말 열심히 한 그룹에 대해 애정을 쏟았긴 합니다. 5월 이후엔 이슈가 겹쳐서 올해말까지 제대로 된 오타카츠를 못했다고 말하고 싶네요.
요즘은 교류에서도 조금은 즐거운 소통이 되었으면 하는데도 발전이 없는 제 자신에 대해 자책하게 되는 편인것 같아요. 좀 야비하단 생각도 듭니다. 아이돌에게 뭐라도 재밌는 모습도 보여주려 노력하던건 없어지고 진지한 궁금증만 남아버리니 마치 지하돌를 분석하려는 사람마냥 지내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좀 창피합니다. 아이라는 아이돌을 궁금해서 데뷔시기의 서사를 듣고 싶어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1분 30초 속에서 듣기는 어렵고 이걸 루프를 돌면서 이어서 듣기엔 제가 살짝 안일 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녀가 변하고 성장하고 이뻐지고 노력하는 모습에 대해 저의 감정표현들이 편해보이지 않고 어색하다고 느껴집니다.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자아성찰을 계속 하게 되네요.
그래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던 작년과 다르게 이제 소통을 하고 있었구나.. 감정은 메말라 있지만 그래도 표현이란걸 하는구나 로 대신 위안 삼겠습니다.
제 자기점검을 해보자면 아이돌에게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게 큰거 같기도해요. 나도 평범하게 직장 다니고 취미로 덕질하고 겜하고 놀고.. 어찌보면 초라한 자신을 감추려는 것이기도 하겠네요. 완벽해 보이려는 마음이 남들에겐 너무 딱딱한 사람처럼 보일테니까요.
편해지는법은 알고있습니다. 제 자신을 내려놔야하는건데 쉽지가 않네요. 지하돌 판을 즐기면서 늘 어려움을 느낀게 있다면 아이돌들과의 교류에서 어디까지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제가 알고 싶은 것을 들을 때인데 늘 조심스럽습니다.
판에 오래 있었던 오타분이 조언해준 부분이 있다면
'교류에서는 진실하게 말해라'
라고 하걸 기억합니다. 오타가 뭐라고 진실되게 말한다 한다 하는게 이상하지만 전 단 한번도 거짓된 제 말을 한적이 없습니다.
외적인 모습에 대한 칭찬도 어렵다고 느낀게 저는 일생을 살면서 다른 대상에게 그런 말들이 엄청 실례가 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매번 디테일하게 외적인 모습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돌이 있다면 또는 저 스스로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때엔 종종 버벅이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참 어렵게 오타카츠 하고 있죠?
저도 제가 이러는게 답답하지만 잘 안 바뀌네요. 하지만 이런 고민들을 정리하고 나면 어느 순간 또 성장한다고 느낍니다. 오타가 성장해봐야 티끌 같은 부분이겠지만 부족한 내 모습에 대한 개선은 이 판을 다니면서 전환되었으니까요.
신년에는 다시 저의 초기 모습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다이어트도 다시 열심히 하고 일도 좀 텐션 높여서 하고 무엇보다도 나이가 먹어가는데 게으른 모습을 조금은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 마지막날도 행복한 오타카츠와 함께 달려보자고요.
그리고 교류때는 진지한 말도 나쁘진 않지만 조금은 즐거운 말들로 도루의 행복을 채워주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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